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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골목 ‘조선판 좀팽이(연쇄습격범)’의 마지막 밤
일상의 판타지가 녹아 있는 조선 후기의 밤. 그러나 그 평화로운 장터 골목에서도 신출귀몰한 절도범은 존재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정사 기록과 판관의 취조를 바탕으로 실제 한양의 연쇄 절도사건, 작은 단서에서 범인을 추적한 명수사관들의 에피소드와 판결, ‘조선판 좀팽이’의 최후를 따라가 봤습니다.

1. 연쇄시장절도 사건 – 음습한 골목마다 퍼지는 소문
- 1817년(순조 17년), 한양 북쪽 종로시장에 한밤마다 물건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이 이어졌습니다.
장터 상인 김씨는 “낮에는 아무 일 없다가, 다음 날이면 생선, 채소, 금궤, 심지어 종이돈까지 싹 없어졌다”고 관가에 신고했습니다.
두 달 만에 피해 상점이 20곳을 넘어 포도청·삼방·형방·마을 경비조가 총동원됐습니다. - 시장 사람들은 “좁은 골목만 다니는 그림자 도둑”을 일컬어 “조선판 좀팽이(빠르고 영리한 도둑, 변신의 귀재)”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밤, 파출소 경비가 “금궤를 옮기는 어둑한 실루엣” 그리고 작은 흙자국, 평소와 다른 골목길의 짚신 한짝을 발견했습니다.
2. 판관의 집념 – 단서 하나에서 진실로
- 조사 책임자인 판관 김상훈(실명 기록)은 사건 현장을 보고 “흙 위 발자국·문고리에 묻은 검댕, 피해품의 포장방식 등을 대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포도청 수사관들은 골목 3곳에서 채취한 진흙을 피해자 가게 바닥에 남은 것과 비교했고, 누군가가 일부러 ‘소금포대’에서 나온 같은 식별표를 다른 점포에 숨긴 것을 파악했습니다.
하룻밤 사이 3명 이상의 도둑이 모의했으나 진짜 주범은 "이웃점 포목상 젊은이"로 좁혀졌습니다. - 범인의 실수와 현장취조:
범인은 늘 범죄 후 포목점 앞에서 “아침마다 남의 탓만 하는 상인을 흉내” 냈고, 한 노파가 “장화에 진흙이 거의 없고, 손톱 밑에 검은 반점이 보인다”는 작은 증언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취조에서 판관은 "같은 시간, 같은 골목, 같은 상인인데 신발 모양이 전부 다르다"며 출입증 무늬, 밤마다 드나든 골목, 손에 남은 옥수수죽 찌꺼기로 압박했습니다.
“거짓말은 세 번 묻는 순간 허술해진다. 현장은 눈보다 손끝이, 귀보다 발이 먼저 기억한다.” – 판관 김상훈 취조기록
3. 재판실로: 자백, 반전, 그리고 판결
- 필사적으로 자백을 피하던 젊은 포목상은 시장 통골목의 작은 장독통에서 도난 금은‧포목‧채소, 심지어 옆집 단골의 지갑까지 함께 나오자 끝내 어깨를 떨었습니다.
"혼자 한 일이 아니라, 몇몇 상인 친구와 같이 지저분하게 오래 준비했다." "하루하루 벌이가 힘들어졌다." 이런 자백이 판결문 마지막에 오롯이 남았습니다.
재판의 결론은 “절도 조직 3인, 각각 태장 60~80대, 장물 전량 몰수 후 피해 상인·노점상에 환수”라는 형벌이 선고됐습니다.
나머지 도운 이웃·상인은 “괴이한 심리와 잘못된 우정에 빠졌으나 각자 반성하였으니 경감한다”는 부록도 첨부됐습니다. - 마지막 밤, 마을 우두머리와 상인들이 모여 "남는 건 결국 소문, 그리고 작은 진실"이라며 사건을 주변 아이들에게 조용히 전했습니다.
당시 수사·판결 기록에는 "작은 단서, 주민 증언, 반복 취조, 그리고 진짜 눈을 뜬 사람이 사건을 끝냈다"고 명확히 남아 있습니다.
“저지른 죄도, 억울한 말도 결국 시장길의 발소리와 손끝에서 먼저 발견됐다.” – 조선 후기사 번역 판결문
참고자료
- 이 사건의 전개, 수사 과정, 인물 취조‧판결 등은 『순조실록』, 『조선왕조실록』, 한성부 판관·포도청 판결문(서울역사편찬원), 국립중앙박물관/서울역사박물관 실물 장물목록·고문서, 현대 법학 논문, 지역사 구술 자료 등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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