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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풍기와 수력방아 – 조선의 에코파워 송풍기와 수력방아 – 조선의 에코파워, 그린에너지오늘날 에너지를 절약하고, 자연을 지키는 ‘그린테크’가 미래의 화두지만 실은 아주 오래전 조선시대에도 이미 에코파워와 친환경 기술이 마을 곳곳에서 살아 숨 쉬었습니다.목제 송풍기, 대형 물레방아, 수차식 방아설비— 밭과 마을 공동체, 대장간과 벼루공방, 마을 활동을 바꿔놓은 숨어 있는 '그린 혁명' 발명품의 역사를 살펴봅니다.1. 목제 송풍기 – 불꽃의 힘을 바꾼 손발의 혁명송풍기의 탄생:송풍기(風箱, 바람상자)는 나무와 가죽, 대나무를 조합한 ‘손잡이 밀기식’ 또는 ‘발펌프 구동식’ 기계로 조선 중기 이후 대장간, 주물공장, 유리·도자 제조장 등 다양한 현장에 쓰였습니다.『경국대전』에는 “장인들은 천천히 송풍기를 밀고 당겨 불씨를 살려 쇠를 녹였다”고 나.. 2025. 8. 24.
택견과 책거리, 유연한 움직임의 기법 – 생활체육의 발명 택견과 책거리, 유연한 움직임의 기법 – 생활체육의 발명끝없이 유연한 몸놀림, 힘과 놀이와 치료가 하나로 녹아든 전통 무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마음 한켠에 ‘솟구치는 택견’의 모습을 그려본 적이 있습니다.택견과 책거리는 힘을 겨루는 격투기만이 아니라, 선조들의 일상, 놀이, 질병 치료까지 아우른 생활체육의 발명품이자 과학, 공동체의 문화였습니다.1. 택견, 책거리의 원류 – 마당과 장터에 울린 발자국택견이란?택견(택긘/택긴)은 조선 후기 서울, 충청, 평양, 전라도 등지에서 유행한 전통 무술 겸 놀이입니다.마을 마당, 장터, 서당 책거리(수료식) 또는 명절 등에서 아침마다 청년, 아이, 장정, 심지어 어르신까지 모두 원을 만들어 발질, 손기술, 허리 돌림, 유연한 허벅지 싸움으로 실력을 겨뤘습니다.『동.. 2025. 8. 24.
강릉단오·진도씻김굿·별자리 – 지역축제와 우주의 연결고리 강릉단오·진도씻김굿·별자리 – 지역축제와 우주의 연결고리 별과 함께 시작된 강릉단오제, 무병과 풍요를 비는 밤강릉단오제는 매년 음력 5월 단오 무렵이면 도시 전체가 한마음으로 북두칠성과 여러 별을 바라보며 무병장수, 풍년, 혼례, 건강, 출산 등 온갖 축복을 기원하는 축제입니다.새벽, 명주동 송정 바닷가 은하수 위로 단오별(단오성, 북두의 끝 별)이 가장 높이 떠오르면 축제가 시작됩니다.논두렁에서 떡메를 치는 소리, 마을굿, 줄다리기, 아이들이 솔잎 뜯기, 어른들이 오색 실로 팔찌를 엮는 모습, 모두가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올해도 평안하길” 기도하는 풍경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진도씻김굿 – 별과 혼을 씻는 바닷가의 밤전남 진도에서는 진도씻김굿이 펼쳐집니다.중요한 굿은 늘 밤, 별이 맑게 빛.. 2025. 8. 23.
양력을 받든 음력을 따르든, 별이 가르쳐준 계절의 전환 양력을 받든 음력을 따르든, 별이 가르쳐준 계절의 전환밤하늘, 별자리가 전통 달력이었다옛날 농사꾼, 어부, 유생, 심지어 왕실 천문 역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계절·절기·명절을 하늘의 별자리와 짝지어 살았습니다.『동국세시기』, 『삼국유사』 등 고전 기록에도 “별의 크기, 위치, 움직임으로 절기를 계산하고, 봄·여름·가을·겨울, 음력설·정월대보름·단오·추석 등 모든 계절의 변화와 축제를 맞이했다”는 말이 반복됩니다.새해, 봄, 명절마다 별이 기준이었습니다새해, 설날이 다가오면 서쪽 하늘에 오리온자리, 남쪽하늘에는 큰곰자리와 북두칠성이 가장 밝게 빛났습니다.마을 어르신들은 “별이 남쪽 하늘에 높게 치고 오르면 봄이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 농부들은 겨울 끝, 큰곰자리가 동쪽 하늘에 보이기 시작할 때 밭을 일구.. 2025. 8. 23.
옛 시 속의 별, 연애와 청춘의 밤 옛 시 속의 별, 연애와 청춘의 밤 별은 밤마다 연애와 청춘의 풍경을 남겼다밤이 깊어질수록, 좋아하던 사람을 직접 만날 수 없던 시대— 한국의 옛 시에는 “별”이란 말이 자주 등장했습니다.별 하나하나가 그리움, 다짐, 혹은 연인에게 중얼거리는 징검다리였습니다.연인 사이, 혹은 혼자만의 밤, 젊은이들은 별을 바라보며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을 시로, 노래로 남겼습니다.별 하나에 연애, 둘에 우정 – 김소월의 정서김소월의 대표작 『진달래꽃』, 『첫치마』, 『예전에는 미처 몰랐어요』뿐 아니라 많은 시에서 별과 밤, 달을 통해 이별과 기다림을 드러냈습니다.“밤하늘에 별 하나, 외로움이 나에게 와”라는 소월의 구절은 실제로 연애 편지와 노래, 심지어 현대 SNS에도 자주 인용됩니다.그는 “별들이 다들 닮은 것 같.. 2025. 8. 23.
전설이 된 별자리와 유성, 알려지지 않은 마을의 하늘 이야기 전설이 된 별자리와 유성, 알려지지 않은 마을의 하늘 이야기 제주, 강원, 서해안… 오래도록 기억되는 별의 이름제주도의 밤, 바람이 잠든 한라산 아래 마을 노파가 어린 손녀 손을 잡아 끌어 냅니다. "저기 높은 별 세 개가 오름 위로 줄 섰으면 내일은 바람이 약해질 거다." 제주사투리로 ‘별삼형제’, ‘심방별’, ‘동동소녀별’이라 부르던 우리가 몰랐던 별 이름이 곳곳에서 살아 있습니다.전라남도 해남 땅끝바다에서는 "장돌뱅이별"(대장 별자리에 큰 북을 닮은 모양), "굴비배별"(은하수 밝은 별 네 개를 잇는 자리)을 어민과 노인들이 직접 가리킵니다. 별의 나열에 따라 만선, 물때, 귀환 시간까지 정해 오랜 삶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별자리와 엮였습니다.강원도 산골에서는 소년들이 "떡메별"이라 부르는 오리온자리.. 2025.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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