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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된 별자리와 유성, 알려지지 않은 마을의 하늘 이야기 전설이 된 별자리와 유성, 알려지지 않은 마을의 하늘 이야기 제주, 강원, 서해안… 오래도록 기억되는 별의 이름제주도의 밤, 바람이 잠든 한라산 아래 마을 노파가 어린 손녀 손을 잡아 끌어 냅니다. "저기 높은 별 세 개가 오름 위로 줄 섰으면 내일은 바람이 약해질 거다." 제주사투리로 ‘별삼형제’, ‘심방별’, ‘동동소녀별’이라 부르던 우리가 몰랐던 별 이름이 곳곳에서 살아 있습니다.전라남도 해남 땅끝바다에서는 "장돌뱅이별"(대장 별자리에 큰 북을 닮은 모양), "굴비배별"(은하수 밝은 별 네 개를 잇는 자리)을 어민과 노인들이 직접 가리킵니다. 별의 나열에 따라 만선, 물때, 귀환 시간까지 정해 오랜 삶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별자리와 엮였습니다.강원도 산골에서는 소년들이 "떡메별"이라 부르는 오리온자리.. 2025. 8. 23.
자미원, 천제와 조상신 – 궁궐, 묘, 마을제와 연결된 신성의 상징 자미원, 천제와 조상신 – 궁궐, 묘, 마을제와 연결된 신성의 상징 하늘의 궁궐, 자미원이란?밤하늘 한복판, 북극성을 중심으로 도는 별자리 무리, 바로 자미원(紫微垣)입니다.자미원은 고대 동양 천문에서 하늘의 ‘궁궐’, 즉 천제(하늘의 임금)가 거처하는 성역(星域)으로 여겼습니다.『삼국사기』,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적 사료에도 왕실·귀족은 자미원을 ‘공간의 중심’, 땅 위 궁궐·무덤의 위치, 마을의 제사 장소와 연관짓고 신성하게 여겼습니다.왕궁과 별의 배치 – 건축과 신앙의 결합실제로 경복궁, 창덕궁, 궁궐의 중궁전, 종묘, 사직단은 의도적으로 북쪽, 북서, 하늘 높이 보이는 별자리 방향을 중심축에 맞춰 지어졌습니다.“왕이 앉는 어좌는 자미원의 북두칠성, 즉 하늘 중심에 존재한다”는 궁궐 설계 기준이 .. 2025. 8. 23.
풍년을 기도하며 별을 보다 – 농민과 목동의 별자리 활용법 풍년을 기도하며 별을 보다 – 농민과 목동의 별자리 활용법 별로 농사지은 밤 – 시골의 살아있는 천문 실력봄밤 논두렁에 앉은 농민들이 손가락 끝으로 북두칠성, 누운 ‘개자리’, ‘처녀별’을 짚습니다. “올해는 별이 유난히 높으니 모내기를 늦춰야겠다.”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말합니다.아침닭이 울기 전, 남쪽하늘 큰곰자리가 가장 높을 때를 보고 반 밭의 채소를 심어야 한다는 풍속도 남아 있습니다.전라도 해안가 어촌에서는 “은하수가 서서히 지는 시기, 견우별이 질 때 뱃길로 나가면 망둥어와 조기가 잘 잡힌다”고 바다사람들이 별자리 움직임으로 최적의 물때를 예측했습니다.『동국세시기』『임원경제지』 등에는 “물때는 해와 달, 은하수별이 가장 밝을 때, 고기떼가 대거 이동한다”는 기록이 적혀 있습니다.목동과 소년, 별.. 2025. 8. 22.
한반도 별자리 지도 ‘천상열차분야지도’의 세계관 한반도 별자리 지도 ‘천상열차분야지도’의 세계관천상열차분야지도란 무엇입니까?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국보 228호)는 1395년 태조 이성계의 명으로 경복궁 안 천문대에 새겨진 거대한 석각별자리 지도입니다.전체 283개의 별, 동서남북 하늘을 구획(28수, 12차 방위, 육십갑자 등) 세분화해 돌판에 별 위치를 ‘실측’으로 새겼으며, 전통 한민족 천문학과 동아시아 천문지식을 바탕으로 하늘 구조를 구체적으로 그려냈습니다.지도에는 하늘(天)과 땅(地), 사람(人)의 질서, 별 하나하나에 이름과 직분을 부여해 하늘의 명이 곧 인간세계(국가와 왕, 백성)의 질서와 행복을 관장한다는 세계관이 담겼습니다.별과 권력, 천문과 질서 – 지도에 담긴 역사적 의미천상열차분야지도의 등장은 새 왕조(조선)의 건국, .. 2025. 8. 22.
시골 소년의 저녁 – 큰곰, 장군, 개, 처녀… 별 이름에 담긴 풍경 시골 소년의 저녁 – 큰곰, 장군, 개, 처녀… 별 이름에 담긴 풍경밤하늘 속, 옛 마을의 별 이름 풍경시골의 저녁이면 아버지와 소년이 마루에 앉아 하늘을 봤습니다.“오늘은 별이 유난히 밝군요.” 아버지는 손가락으로 북쪽 하늘 국자 모양을 가리키며 “저게 바로 큰곰자리란다. 우리 동네에서는 귀때기별, 곰별, 장군별로도 불렀었지.” 좀 더 오른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다정하게 이어진 두 별이 있습니다. “저건 처녀별, 다른 마을에서는 오누이별, 신부별이라고도 해.”강원 평창 산골마을 소년은 “여름밤이면 소몰이 하다가 저 멀리 무리 지어 빛나는 별을 ‘송아지별’ ‘개별’ ‘암소별’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경기/충청내륙 마을마다 밤마다 큰별은 ‘장군별’, 작고 옹기종기한 건 ‘개새끼별’, 옆에 홀로 뜨면 ‘처.. 2025. 8. 22.
별똥별, 무병장수와 꿈 해몽 – 별이 떨어지던 날, 마을에 무슨 일이? 별똥별, 무병장수와 꿈 해몽 – 별이 떨어지던 날, 마을에 무슨 일이?"오늘 밤 별이 떨어진다!" 할머니가 급히 마당으로 뛰어 나갑니다. 아이들은 부엌에서 먹던 김치전을 내려놓고, 어른들은 멀리 산 밑, 논길까지 구경을 나왔습니다. 누군가 "누가 먼저 별을 보나 시합하자"고 하기도 하고, 조용히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 이도 있습니다.별똥별을 본다는 것, 마을에선 어떤 사건이었을까요?할머니는 "별이 떨어지는 밤은 평생에 몇 번 없단다. 꼭 소원을 빌어야 한다"고 속삭입니다.어린 손녀는 "나는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해 주세요" 엄마는 "집에 아기를 주세요" 장정은 "가을 농사가 잘 되야 하는데" 새색시는 "올해 혼례를 무사히 마치게 해 달라" 각자 마음 속으로 한 가지씩 소원을 빌었습니다.일부 어르신들은 "별.. 2025.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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