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조선 왕실 사람들은 어떻게 놀았을까?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라는 드라마 보시나요?
소설 속 세계에 들어가게 된 차선책(서현)은 명문가 자제들 모임에서 현대의 폭탄주 문화를 전파했습니다.
지금은 호텔 뷔페, 1일 1쿠키, 생일파티, 시즌 이벤트 등 ‘파티’ 하면 서양풍부터 떠올리지만,
과거 조선 왕실의 연회와 잔치는 규모, 격식, 먹거리, 놀이 문화까지
현대인도 놀랄 만큼 세련되고 스펙터클했습니다.
실제 조선왕조실록, 의궤 등 사료와 생생한 에피소드, 요즘과 다른 축제/놀이 풍속을 팩트로 풀어봅니다.
1. 왕실 생일파티, ‘진찬(進饌)’의 위엄
- 진찬이란? - 왕, 왕비, 세자, 대왕대비 등의 생신에 거행된 초대형 잔치.
- 『진찬의궤』에는 상차림, 위치, 참가인원, 음식 종류와 레이아웃, 놀이·무용팀, 악사 인원, 선물 등 세부 내용이 모두 기록되었습니다. - 에피소드: - 정조 12년(1788) 혜경궁 홍씨 진찬에는 한강 위에 배 10여 척을 띄우고, 가야금병창·무용특공대(극락조무’·‘남무’), 조리, 청주, 수라상 등 음식이 60여 종 넘게 준비됐다는 역사적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 왕과 대신, 후궁, 심지어 궁녀들도 특별헌상(유과, 한과, 생선, 과일 등)을 하며 파티에 동참했습니다.
“대왕대비 진찬에 상차림 등 모든 일은 의궤 기록과 같이 하라. 경흥궁(景興宮)에서 취연(翠筵)을 벌였노라.” – 『진찬의궤』, 『정조실록』
2. 계절별 왕실 놀이와 축제 : 연등회, 단오잔치, 추석 대추놀이
- 연등회(燃燈會): - 부처 탄신일(음력 4월), 경복궁·창덕궁 등지는 연등과 등을 높이 매달아 귀족 가족은 물론, 일반 백성까지 함께 야간 불빛놀이+노래+강강술래+술회를 즐겼습니다.
- 실록 기록: “이 날 왕이 팔각등을 들어 무리와 합세하고, 궁중 여성들과 함께 노래·장구춤이 어우러졌다.” - 민화와 문화유산에도 왕이 등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 남아 있음. - 단오잔치: - 왕실에서 효성, 장수, 자손 번창을 기원하며, ‘쑥떡·수리취떡, 화전(화과자)’와 함께 씨름, 널뛰기, 그네타기 등 다양한 게임방식으로 놀았습니다.
- 에피소드: 세종대왕이 궁녀들 널뛰기 상금을 직접 내린 것, 중종실록엔 세자와 궁녀가 그네에 올라 시합한 장면 서술. - 추석 대추놀이: - “낙성대궁에서 중추의 밤 달구경, 신하와 도란도란 앉아 대추와 포도를 따서 먹는 모임” - 『중종실록』, 『의궤』 기록: “중추절 세종이 대신들과 달구경하다 시를 나눔, 궁녀들도 밤에 특식을 제공받으며 놀이를 즐김”
“왕이 궁인들과 더불어 연등을 켜고 춤추며 밤을 새우며 흥을 나누었다. 구중궁궐 즐기는 놀이 이 얼마나 즐거운가.” – 조선후기 궁중일기(『승정원일기』)
3. 음식과 술의 레벨이 다르다! 왕실 연회의 실제
- 진짜 상차림: - 진찬에는 삼색잡채, 구절판, 사경재, 남탓장, 삼색전병, 강정, 전복, 보쌈김치, 한과 등 진귀한 음식들이 한 상 가득 올려졌습니다. - 수라상에는 주주(酒), 탕평채, 전류(만두류), 갑오징어 산적, 계란찜 등 현대까지 의궤 도록·유물로 남아 있음.
- 주치의와 건배풍속: - 임금의 건강을 위해 주치의가 잔을 검사, 독극물 검진, 상차림 후 ‘건배’를 올리는 의례도 있었습니다. - 순조실록(24년/9월): “상진(尙進)이 술을 올리자 왕이 웃으며, 대신과 세 번 건배하였다.”
4. 실록과 민화로 보는 게임과 예능 풍속
- 왕족의 스포츠: - 격구(鞠), 활쏘기, 윷놀이, 닭싸움, 투호, 쌍륙 등 실제 궁중 놀이문화가 그림(민화, 풍속화)을 통해 묘사되어 있습니다. - 에피소드: 연산군일기에 “연산군이 호위무사들과 닭싸움에 열중, 때론 궁녀와 투호로 내기까지 했다.”는 특별한 사례가 남습니다. - 명종 때는 궁녀 동아리회에서 씨름 집단전을 벌였다는 『명종실록』 기록이 있습니다.
- 음악과 판소리, 무용: - 진찬, 진연에 왕실 전속 악사단(장악원)이 따라붙으며 대취타, 가야금병창 등 현대 국악에 큰 흔적을 남겼습니다. - 숙종실록 “왕이 취해 거문고와 춤을 관전하다 박수를 보내며 직접 소리 흉내를 냈다.”
“진찬에서 임금이 직접 시(詩)를 짓고, 왕비가 궁녀들과 춤을 추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 『정조실록』
5. 오늘의 파티와 왜 다를까? 드라마/현대와의 비교 & 팩트 체크
- 현대와의 차이점: 조선 왕실의 파티는 음식, 놀이, 의식, 선물, 조명, 음악까지 모두 왕실 매뉴얼과 기록에 따라 엄격하게 준비했습니다. 신분, 계절, 성별에 따라 참여 인원과 복장, 예절이 나뉘었고, 파티의 격식과 순서가 세부적으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 사극·드라마 속: ‘동이’, ‘이산’, ‘장희빈’, ‘대장금’, ‘불멸의 이순신’ 등 드라마에서는 궁중 음식, 국악 공연, 꽃놀이 등 실제보다 더욱 화려하고 극적으로 연회 장면을 꾸몄습니다. 때로 현실보다 단순하게, 혹은 과장되게 각색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참고 자료:
『조선왕조실록』, 『의궤』, 『승정원일기』, 『정조실록』, 『중종실록』, 『숙종실록』, 『명종실록』, 국립중앙박물관·고궁박물관 자료, KBS·MBC 사극(이산·장희빈·동이·대장금 등)